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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나무숲 제보 ★

여친은 지금 내 옆에서 곤히 자고있다.

전대숲 - 전국 대나무숲 2018. 10. 19. 23:22
여친은 지금 내 옆에서 곤히 자고있다.
세상 그 누구보다 이쁜 표정을 지으며 말이다. 잠을 계속 뒤척이길래 걱정되어 보였어.
다리가 아프다며 끙끙대는 널 위해 난 지금 다리를 주물러주고 있는 중이고.
너가 오늘 다른 남자와 카X을 하느라 아픈걸 알면서도 말이야..
뭐 예상은 했었어, 우린 미팅에서 만난 날 모텔에 갔고, 두 살이나 어린 나는 찡찡대지 않으려 노력했고,
누나는 누나대로 전 남친한테 상처 많이 받았었잖아? 나 또한 그랬었고..
그 동질감 비슷한 무언가가 우릴 붙잡았고 그날 이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가는 시간을 빼고는 항상 같이있었지ㅎ..
좋았어.. 누나라는 사람이 내 옆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웠어.
잘생기지도 않고 뚱뚱한 나를 귀엽다며 치켜세워주고 복돋아주고 자존감을 한없이 올려줬잖아.
돈 없는 날 위해 더 내주고, 카드 잃어버린 날 위해 자기 카드까지 빌려주는 천사..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천사였어.
누나가 클럽을 좋아하는 건 알고있었어.
미팅 때도 자기 생일날 클럽에서 파티한다고, 놀고싶으면 와도 된다고 말했었잖아.
대신 남자친구가 생기면 취소라고 말하던 누나한테 "그럼 생일 지나고 꼬셔도 돼요?"라고 말했던게 아직도 생각나ㅋㅋㅋ
모텔에서 일어나면서 "연하라...연하는 처음인데.."라고 말하면서 누나가 짓던 표정, 너무 귀여워서 잊을 수가 없어ㅎㅎ
어제가 드디어 누나 생일이었지!
클럽 비용의 대부분을 혼자 부담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생일파티 성대하게 즐겨보겠다는 누나, 그저 귀여웠어.
그래서 보내줬고, 누나는 그래도 내가 불안할 수 있다고 나를 같이 데려갔지.
썩 좋은 파티는 아니었지?
우리빼고 다 취해버려서 누나 나 나나 즐기기는 커녕 케어한다고 이리저리 바삐다녔잖아ㅋㅋㅋ
그래도 나 위한다고 옷도 덜 야한거 입고 나랑 같이 춤추러 다니는 누나를 보며 안심..은 안 했어.
이때까지 나랑 항상 같이있고 나 클럽에 데려가는건 그저 신뢰를 쌓으려고,
믿음주려고 한 행동이란 걸 알고 있었거든.. 내 전여친이 그랬듯이 말야.
조금 이른 새벽 우리는 택시를 타고 집 근처에 내려 해장 후 집에 들어가자마자 쓰러져 잠들었어.
난 새벽에 자면 오래 못자고 일찍 깨서 누나 얼굴보면서 쓰다듬고 어떻게 이렇게 이쁠까.. 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 카톡 알림은 왜 안 꺼놓은 거야..?
"얘 어차피 곧 군대가", "잘 모르겠다? 혼자 사귀는 기분이랄까" "당근 보고싶지~" "그 날 진짜 몇 번을 한거야ㅋㅋㅋ" "오빠는 살 좀 찌워 너무 말라서 할때 아프잖아ㅠㅠ"
누나 생일 전날 누나랑 그 남자랑 카톡한 거, 누나가 말한 부분만 적어봤어.
남자가 얘기한거까지 적고싶은 마음은 없으니깐..?
낮에 같이 일어나서 점심 먹고 다시 누나는 잠들더라.
평상시 같으면 하고도 남았을텐데, 카톡도 몰래몰래하고, 아직은 좀 많이 서툴어 누나..ㅎ
세시간정도 자고 일어나서 친구만나러 간다고, 한 시간 뒤에 저녁먹으러 가자고 말했잖아.
누나, 나 알고있었어. 그 때 집앞에 남자 차에 가서 둘이 즐기고 나 다시 보러온거 말야.
립스틱은 잘 발랐는데 이에 립스틱 자국, 그리고 입 주변에 비비가 다 지워졌는데 좀 고치고 오지 그랬어?
하루에 두 사람이랑 사랑 나눠본 기분이 어때? 아 전에도 해봤으려나..? 난 모르겠다ㅎ
그 섹파 만나러 가기 전에 파우치에 내가 넣은 생일축하편지 가서 읽겠다고 하고 나갔잖아.
둘이 같이보면서 낄낄댔으려나?
그리고 우리는 곱창 먹으러 갔지?
화사 덕분에 한 시간정도 웨이팅 하고 드디어 앉아서 맛있게 곱창 먹으려고 했는데! 맛있지가 않더라?
누나는 나 보고 "왜 오늘따라 잘 못먹는거같지?ㅠㅠ 오늘 어디 아퍼? 기분 왜이렇게 안좋아보여ㅠㅠ"라고 했고,
난 "아냐아냐 내가 무슨! 이렇게 잘먹는데"하면서 꾸역꾸역 들어가지도 않는 고기를 입에 집어넣었어.
집에 도착하고 우리는 평상시처럼 서로 사랑을 나누려했지.
원래대로라면 딱딱해져야 할 그곳은 십분이 넘도록 반응이 없었고..
억지로 세워 넣자마자 사그라들었어.
"울애기 오늘 컨디션 많이 안좋구나?ㅠㅠ일로와 안아줘".
응, 컨디션 많이 안 좋아. 낮에 위경련 일어났다고 말했지? 누나때문인건 빼고 말야.
근데 누나 있잖아, 왜 나는 화가 안날까..?
왜 이 상황을 이해하려 하고 있고 아직 누나는 날 사랑한다고 믿고 있을까?
여친이랑 섹파 따로 두겠다고 철없던 시절 친구들이랑 농담하던게 역으로 현실이 되어버렸네ㅎ 업보겠지 뭐..
두 시간 전에 메모장을 켜고 누나 다리를 주물러 주고 있었는데 벌써 해가 떠버렸어.
누나는 지금 깨서 화장실에 가버렸어. 돌아오기 전까지 이 글을 끝맺을 수 있을까?
아침이 되면 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잘 좀 속여보지 그랬어..
아직 난 떠나보낼 준비가 안됐는데... 모르겠다?
일단 주무르던 다리나 더 마사지 하고 한 숨 자야겠어.. 오늘은 누나 먼저 일어났다고 나 괴롭히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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