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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을 보고 남 일 같지 않아서 제보합니다.


저도 몇달 전까지 반 년 넘게 주말오전 피시방 알바를 했는데요, 어느날부터 제가 출근하는 8시나 그 이전부터 게임을 하러 오는 거구의 남자분이 있었어요. 카운터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는 계속 말을 거는데 자기가 오후 여자 알바분과 친한 사이라며 저한테 그 분 연락처를 묻더라고요(본 적 없는 알바분이었어요) 모른다고 넘어가니 알겠다며 게임을 하는데, 제가 쉬고 있으니 제 이름과 나이와 연락처를 묻더라고요 자기 진짜 이상한 사람 아니라고. 정말 저를 맘에 들어해서 대쉬하는게 아니라 딱 봐도 이상한 사람이어서 대충 대답하고 핸드폰 보면서 무시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화장실 간 사이에 회원정보를 보니 40대 아저씨였더라구요(동안이긴 했어요) 


그런데 21살인 저한테 누나라 부르고 계속 귀찮게 말을 걸었는데 그런건 무시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은 웃통을 벗고 돌아다니고 흡연실이 따로 있음에도 자리에서 담배를 피는 등 자꾸 어그로를 끌더라고요. 


저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겐 할 말 다 하는 편이어서 옷을 입어달라. 담배는 흡연실 가서 피어달라고 주의를 줬는데 그럴때마다 큰 소리를 치며 어이가 없다고 화를 내더라고요. 

솔직히 당연히 무서웠지만 겉으로는 더 표정을 굳히고 따박따박 말 대꾸하고 이상한 말을 하면 무시하고 안 듣고 카운터로 돌아와서 그 아침에 남자친구에게 전화를해서 무서우니까 와달라고 해서 알바 끝날 때 까지 같이 있어주니 그 이후로부터는 절대 안 오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사람은 평일 오전 알바분을 동시에 괴롭히고 있었대요.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거의 매일같이 와서 괴롭혔나봐요. 

그래서 그 알바분이 울기도 하고 매니저님한테 매번 전화를 해서 어떡하냐고 하면 그냥 경찰을 부르라 했대요. 그래서 5번을 넘게 경찰을 불렀는데 (다 다른 날) 항상 와서는 물리적인 폭행을 당한게 아니니 할 수 있는게 없다며 내보내고는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처럼 그냥 매장 앞에서 빠빠이 했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다음날 또 와서는 알바분을 괴롭히고 그랬대요. 아 그리고 그 사람도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었다네요. 

그 사람 엄마도 경찰과 함께 피시방에 온 적이 있는데 엄마한테 썅욕도 하는 미친놈이었는데 경찰은 할 수 있는게 없다고 그랬대요. 그러면 결국 저희는 성폭행을 당하거나 심한 폭행, 그리고 살인을 당하지 않는 이상 성희롱을 당해도, 폭언을 들어도, 화장실 들어가면 쫓아 들어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무서워서 볼일도 참고, 그 사람 자리 근처를 지나가면 또 이상한 말을 걸까봐 무서워서 카운터에만 숨어있는데 실제로 물리적인 범죄가 일어날때까지는 참아야되나봐요. 

그럼 그 사람이 벌 받는걸 보고싶다면 무조건 누구 하나는 반드시 폭행을 당해야하는 건가요? 이번 피시방 살인사건 피해자 분은 남성분이신데도 이렇게 허무하게 가셨는데 물리적인 힘도 더 약하고 범죄에 취약한 여자들은 알바도 혼자서 해야할 때인 오전 야간 피시방 편의점 이런 알바는 피해서 해야 하나봐요. 
저는 지금까지 피시방에서 일할때든 어디서든 비상식적인 사람을 만나면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마인드로 최악의 경우 두들겨 맞는다 하더라도 그런놈들한테는 언제든 할말 다 하고 살거다. 라는 마인드로 살고 싶었는데 이번 사건 피해자 분은 살해 협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어서 매뉴얼대로 하고 사과도 하시고 그랬는데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난걸 보면 그냥 진짜 미친놈 잘못 만나면 나도 이렇게 허무하고 고통스럽게 죽었을 수도 있단 생각을 하니 그동안 너무 “조심성 없게” 산것 같아서 소름이 돋네요. 


참고로 매니저분은 50대 아저씨였는데 저랑 그 평일오전 알바분이 우연히 동시에 그만두게 됐는데, 다음 알바는 남자 알바로 구해야되는거 아니냐니까 매니저님이 콧방귀를 끼며 “걔 하나때문에 남자를 뽑자고?ㅋ”라고 말하며 어이없어 하시더라고요. 

피시방이 원래 여자만 뽑아야하는 법이 있나요...? 하고싶은 말은 많았지만 말이 안 통할게 뻔해서 어짜피 그만둘거 신경끄자. 하고 나왔는데 이번 사건을 보고도 그 매니저님은 깨달은게 있긴 할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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