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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나무숲 제보 ★

대나무숲) 내사랑 믹스견

전대숲 - 전국 대나무숲 2019. 3. 5. 09:24
제가 중3일때 누나가 믹스견 한마리를 집에 데려왔습니다..
생후 3개월 된 아주 이쁘고 인형같아서 바라보는것도 아까울 정도로 귀여운 공주님이였죠.

저에게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강아지를 데려오게 된 이유도 할머니가 아프셔서 바깥에 못나가시고, 가족들은 아침에 나갔다 저녁 늦게 돌아오니 외로워 하시면서 강아지를 기르자고 하셔서 지금 저희 첫째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도 불효자였네요..
첫째는 할머니 손에 거의 다 자라서 할머니가 혼을 내도 꼬리치며 애교부리던 아이였습니다. 할머니가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어느정도 집안일을 해주셨는데, 할머니를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가 고무장갑만 끼면 할머니를 피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붉은색 물체를 무서워했던것 같아요.

위에도 써 놨듯 할머니가 집에서 외로우셔서 강아지를 기르게 된것이라 할머니가 산책을 시키는것은 무리여서 저와 누나가 주말에 산책을 데려나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사회성이 많이 떨어지더라구요... 지나가다가 남자만 보면 이상하게 기가 죽어서 피해 다닙니다. 같은 강아지를 만나서 몇시간이 지나도 곁을 절대로 안주더라구요.

강아지가 어두운곳을 좋아하고 구석진곳을 좋아해서 어렸을때는 그냥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구나. 이정도로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우리 공주님을 조금 더 많이 이뻐해주신게 아닐까싶기도 하구요...

문제는 할머니가 지병으로 2년뒤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로 이 아이는 매일 현관문만 쳐다보며 하루를 보냈습니다.(할머니가 병원을 다니셔서 격일로 외출을 하셨거든요) 저희는 아이가 할머니가 비워두고 간 공백을 빨리 채울수있도록 새로운 친구를 데려왔습니다. 안그러면 이 아이도 외로이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저희딴에는 그것이 최대한의 배려였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둘째가 집에 오고도 첫째는 1주일 가량 곁을 안줬습니다. 절대로 가까이에 오면 자기가 피하고..그랬거든요.
그리고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이 아이가 저희 가족에게 등을 돌린것같습니다. 이름만 불러도 생글생글 웃으며 뛰어오던 아이가. 귀찮으면 고개만 들어서 쳐다보던 아이가 어느순간부터인지 눈알만 굴리거나 귀만 쫑긋 움직입니다.

올해로 7년째 같이 지내온 아이인데, 제가 군대에 와서 오랫동안 못보다 보니 이제는 저를 보고 경계하며 3일을 짖습니다.
이런생각을 하는것이 염치없을 만큼 첫째에게 해준것도 별로 없고 잘난 주인도 아니고...이미 첫째의 마음에 주인은 오로지 할머니 뿐인것같은데 할머니 만큼은 아니더라도 저를 조금만 더 따르게하고 싶습니다. 늦을대로 늦었고 아이가 클대로 커버려서 어렵겠지만 저를 안따르더라도 이쁘게 잘 지켜주고 있는데 곁을 조금만 줬으면 좋겠어요...

강아지 기르시는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계실것같아 이렇게 글 남깁니다. 남은 시간이라도 좋은 주인으로 기억되서 아이한테 좋은 추억이 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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