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행복을 빌어줄게
오빠 안녕, 이 글 내용만 쭉 읽으면 누군지 감이 올텐데, 읽고 연락하지마. 
어쩌피 신경도 안쓰고 연락도 안할테지만, 하고싶어도 못할거야. 페북, 인스타, 카톡 다 차단했어.
정이 확 떨어진다길래 다 차단해놨어. 나도 정 떼야지 이제, 오빠처럼.
나랑 한 달 거의 다 되어가는 시간동안 썸도 아니고 그냥 아는 오빠 동생도 아니고 그런 사이로 지낸 건가?

아님 내가 생각한 것처럼 썸으로 지낸건가, 모르겠지만 여튼 그 시간동안 오빠가 나한테 했던 행동들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
오빠가 전화해서 불러준 노래 두곡은 아직도 들으면 눈물이 왈칵 나서 집아니면 밖에서 꺼내 듣지도 않고, 지나가다가 들리면 귀 막고 지나가.
노래 불러준 다음날 전화 끊을 때 사랑한다고 얘기하길래 나는 적어도 오빠가 진심인 줄 알고 그때부터 마음 슬슬 열고 있었어.
나도 바보 아니야, 오빠한테 맨날 좋다 좋다 얘기해도 그래도 마음은 아주 조금만 열려 있는 상태였지, 오빠가 '사랑해' 소리 하기 전까지 그렇게 활짝 열려있는 문도 아니었어.
내 주변에 있는 친구들 동기들이 오빠 너무 믿지 마라, 너무 마음 주지 마라 해도 나는 내 있는 힘껏 좋아했고 있는 마음 다 퍼부어줬어. 사실 그 때부터 알고있었나보지, 결국 분명 좋게 끝날 것 같진 않다는 거. 나도 스스로 알고 있었는지 오빠가 무슨 말을 해도 안절부절 못하고 미안하다고 먼저 사과하고 그랬지 내가.

어떤 행동이 오빠 마음을 상하게 한걸까. 난 아직도 모르겠어. 어떤 행동과 어떤 말들이 오빠를 힘들게 하고 지치게 한걸까, 난 아직도 감이 안잡혀.
너는 네 생각만 하지, 나는 내 생각이 중요해. 그래서 내가 그렇게 얘기한거야. 내가 하고싶은 말은 이게 다야. 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생각했지.
이 오빠는 나보다 오빠 스스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는 내 생각 하지도 않고 무조건 오빠 생각에만 맞추어가고 있었구나.
한달 가까이를 만나보며 자신과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본다고 했었던 너는 '마음은 있는데 더 이상은 안될것같다' 는 톡 하나만 보내고 일주일 만에 여자친구라는 존재를 만들었더라구.
오늘 많이 울거야 나. 오늘은 내가 항상 말했던 말처럼 울어버릴거야. 
정말 짜증 많이 나고, 정말 울고 싶고, 정말 힘들어. 너한테 나는 어떤 의미 였는지 정말 모르겠는데 적어도 나는 많이많이 진심이었으니까.
근데 나는 오빠가 불행하길 원하지 않아. 오빠 마음이 그렇다는데 내가 뭐라고 해봤자지, 그래도 몇주전까지만해도 내가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리고 지금도 분명 내가 좋아하는 감정이 남아 있으니까 이렇게 울고 그러는거겠지.
그렇게 원하던 사람과 만나게 된거라면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사귀고 예쁜 나날들 보내길 바래. 적어도 이것만큼은 진심이야.

오빠는 끝을 정 떨어진다
며 연락 끊고 살자는 이야기로 끝을 냈지만, 난 그러지 않을게. 여자친구 있는 사람에게 밤늦게 따지듯 카톡한 것도 미안했고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시간 질질 끌며 만나게 한 것도, 눈치없게 그렇게 찾아가고 알아보려고 혼자 애쓴 것도 전부다 미안해.
그러니까 그 새로운 여자친구 분이랑 오래오래 잘 사겨. 꼭 이쁜 모습으로 매일 질투나게 해줘. 그러다보면 나도 어느순간 정 떨어지고 일상 되찾는 날이 오겠지. 원래 사람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그렇듯, 오빠도 그렇게 해줘.

잘 지내. 마음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

'전대숲' 팔로우 하시고, 더많은 대나무숲 베스트 이야기 들어보세요!
전대숲 사연은 자작이 없는 모두 유저 실 작성한 제보입니다.(앱에서 확인가능)

프로필사진 눌러서 팔로잉 하세요!
더욱많은 대숲제보를 자연스럽게 네이버 메인화면에서 보실수 있어요!

#대나무숲 #대숲 #대학교 #연애 #곰신 #꽃신 #
#대나무숲 #전대숲 #헤어짐 #이별#고무신#군대 #군화 #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TAG more